[검은 금요일 충격파] “美 경제 저성장 기조 지속 경기회복 당분간 기대못해”

입력 2011-08-05 18:18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다시 찾아온 어두운 그늘이 단기간에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경제에 ‘더블딥’(이중 침체)이 찾아올 가능성은 적지만 회복세가 약해 저성장 기조가 오래도록 지속 되면서 세계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위험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가 터져 충격이 발생했다”며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실물 경제가 빠른 시일 안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이번 충격은) 금융위기와는 형태가 다르고 미국 경제도 더블딥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낮지만 저성장 추세가 지속돼 한동안 세계경제 여건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이번 글로벌 주가 폭락은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 악화, 미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 등 악재가 중첩되면서 생긴 충격”이라며 “이 같은 문제들은 이미 해결됐거나 완화되는 상황이지만 공포가 지배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치환 리서치센터장은 “8∼9월 사이 나올 미국 고용이나 제조업 지표는 지난 3∼8월 사이 발생한 대외 악재가 반영된 지표인 만큼 부정적일 것”이라며 “수출 의존도가 높고 환율에 민감한 우리 경제 특성상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도 “세계적인 대형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경기가 악화되고 그에 따른 투자심리도 동시에 움츠러드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변동성 큰 조정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의 향배를 가늠할 척도는 미국 경기 지표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고 가계도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지만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경기 지표가 언제 좋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