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율동·기도 농어촌 어린이들에 꿈을 주다… 광림교회 교육선교 현장

입력 2011-08-05 18:46


서울 압구정동 청년과 농촌 어린이가 만났다. 여름성경학교 덕분이다. 전혀 이질적인 두 세대는 충북 충주시 용산동 충주남부감리교회에서 2박3일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지난 3일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의 교육선교 현장을 찾았을 땐 100명의 미자립교회 어린이들과 17명의 ‘강남’ 청년들이 하나 돼 율동을 하느라 바빴다. “친구들을 부르면!” “네, 네, 선생님!” 충주 영흥교회 수안보교회 용탄교회 등 9개 미자립교회 어린이들은 귀청이 떨어져라 소리쳤다. 분반공부를 마친 어린이들은 식당으로 우르르 달려갔다. 교사들이 말씀 암송을 점검했다. “너희가 전, 전에는.” “땡!” “너희가 전에는 어둠의 자녀였더니….” “통과!” 미니올림픽 장기자랑 물놀이를 할 땐 재잘거리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여름성경학교는 최고의 이벤트였다. 지금이야 영어 캠프와 학원 수업에 자리를 내줬지만 이름표 뒤에 동그란 출석도장을 찍고 새 찬송과 율동을 배우며 떡볶이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도 중대형교회는 자체적으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거나 청소년선교회가 주관하는 여름 캠프로 향한다. 하지만 농어촌 미자립교회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캠프 참가비는 고사하고 교사도 없다. 복음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철저히 차단되는 것이다.

백승현 충주큰사랑교회 목사는 “농촌교회엔 목사와 사모 외에는 인력이 없기 때문에 10명 미만의 어린이를 데리고 성경학교를 개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강남 청년들이라 내심 걱정을 했는데 기도와 말씀으로 훈련이 잘된 교사들로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아이들을 잘 돌봐줬다”며 고마워했다. 오미경(35) 사모도 “아이들 중 조손가정 어린이가 70%를 넘는데 여름성경학교를 통해 인격적 관계를 형성하고 교회를 깊이 체험하는 절호의 기회를 가졌다”면서 “농촌교회는 후원금보다 일꾼을 절대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교육관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얼굴이 붉게 상기된 이환민(12)군은 “교회 다닌 지 4년째 됐는데 여름성경학교를 처음 경험한다”며 “앞으로 교회를 더 열심히 다니게 될 것 같다”고 숨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미연(8)양도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많이 모이니까 재미있고 좋다. 다음에도 꼭 오고 싶다”고 했다.

광림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주간 태백 영월 홍천 서산 포천 제천 마산 해남 등 전국 142개 교회를 돌며 1370명의 어린이를 만났다. 이처럼 교회가 교육 선교에 주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음세대를 키우고 도시-농촌교회의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김정신 광림교회 청년부 부장은 “‘선을 행함으로 복을 나누는 교회’라는 광림교회 표어처럼 선한 행실로 축복을 계승하는 게 도시교회의 진정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