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만명 800억 대부업 빚
입력 2011-08-04 22:06
우리나라 대학생 약 5만명이 대부업체에 8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빌린 대학생 수는 1년 만에 57%, 대출 액수는 40% 넘게 늘었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이 대학생들을 고금리 대출의 덫에 빠지게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은 대학생 대출을 취급하는 대형 대부업체 28개사의 대학생 대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6월 말 현재 대출 건수는 4만7945건, 대출 잔액은 794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말(3만494건·565억8000만원)에 비해 건수는 57.2%, 금액은 40.4%나 증가했다. 일부 중복 대출을 감안하더라도 대학생 1명당 대부업체에서 160만∼170만원씩 돈을 빌린 셈이다.
대학생들이 대출한 금액 용도는 학자금이 336억8000만원(42.4%)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생활비 196억8000만원(24.8%), 기타 용도 186억3000만원(23.5%)이었다.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연체율도 악화되고 있다. 대학생들이 대부업체에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된 금액은 11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6월 말(66억6000만원)보다 77.5% 증가했다. 연체금액을 대출 잔액으로 나눈 연체율은 1년 새 11.8%에서 14.9%로 3.1% 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대부업체 전체 연체율(7.2%)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대학생들은 소득이 없어 주로 법정 상한선 금리를 적용받는다”며 “연 40%에 이르는 고금리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2007년 3785명에서 지난해 2만6000명으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