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화이트칼라 마구 확산… 펀드까지 만들어 상습 투약
입력 2011-08-04 18:37
마약이 기업 대표, 은행원, 유학파 회사원 등 화이트칼라 계층에 깊숙이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화이트칼라는 ‘마약 펀드’까지 만들어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최근 마약 펀드를 만든 부유층 자제들을 대거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모 스포츠협회장 출신 인사의 아들인 김모(27)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부유층 친구들과 100만∼400만원씩 모아 펀드를 만들어 대마를 밀수했다. 이들은 모은 돈을 항공료, 숙박비, 대마 구입자금 등으로 쓰며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에서 대마 700g을 3차례 들여와 나눠 피웠다. 검찰은 김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미국에서 고교까지 다니고 영국에서 대학을 나온 회사원 이모(33)씨는 대부업체에서 빌린 2500만원의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중국에서 히로뽕을 밀수해 판매키로 했다.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안모(39)씨에게 히로뽕 자금을 대 달라고 부탁, 지난 3월 중국에서 히로뽕 5.49g을 속옷에 숨겨 들여오다 당국에 적발됐다. 이씨에게 밀수 자금 300만원을 빌려준 안씨는 국내 모 은행 창업 멤버의 아들로 이 은행 직원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화이트칼라 계층 마약사범을 집중 단속해 16명을 구속 기소하고 3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