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위장전입 추궁에 “아이들 문제라 이성적 판단 못했다”

입력 2011-08-05 01:10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대역까지 써가며 인사청문회 리허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역회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에 대해 도표까지 준비해 적극 해명했다.

◇사비 들여 청문회 리허설까지=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4일 열린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예라고’ 컨설팅회사와 함께 청문회 연습을 했는데 그런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시인했다. 그는 질문을 받고 “청문회를 위해 리허설을 했고 코멘트(comment) 받으려고 컨설팅 회사 직원이 참석했다”며 “(비용은) 사비로 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민주당 박영선 의원 대역을 두고 준비했다는데 인정하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인정하는 듯 답하지 않았다. 한 후보자는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제대로 받은 듯 의원 질의에 도표와 사진을 붙인 패널 5개를 제시하며 적극 대응했다.

일부 의원들은 국회의원 11명이 연루된 ‘청목회’ 수사 문제점을 집중 거론하며 한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이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압수수색을 당했던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검찰이 참고인이 내지도 않은 서류를 제출한 것처럼 꾸몄다.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도 “취임하면 첫 과제로 1심 공소를 취하하라”며 한 후보자를 압박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질의하다 눈물을 쏟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후보자가 ‘BBK 사건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 사건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 줄 아느냐”고 말하다 분을 참지 못하며 눈물을 흘렸다.

◇공안 분야 인사 혜택=공안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 후보자는 “공안 분야 인력을 더 지원하고 공안검사들과 수사관들에게 인사 혜택을 주겠다”며 “공안 역량을 강화해 북과 연계된 친북세력을 뿌리뽑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SK 법인차 사용 의혹도 집중 검증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요즘 검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차종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가 “모른다”고 하자 이 의원은 “바로 그랜저”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처남이 임원으로 있던 SK텔레콤 법인 명의의 그랜저 승용차를 2006년부터 무상으로 사용하다 2010년 6월 구입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 때문에 검찰의 SK 수사가 지지부진하지 않느냐는 추궁도 이어졌다. 한 후보자는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친형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분이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해명하다 울먹였다. 한 후보자는 “형님이 사실무근이라고 저한테 설명하면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고 답한 다음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위장전입에 대해선 “아이들 문제라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나머지 의혹에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2007년 신용카드 연간 사용액이 해당 연도 소득의 90%에 달한다는 지적에 “장인 장모를 모시고 살면서 의료비 등에 신용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우성규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