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자체감사 활동’ 수준 정부부처 중 유일한 낙제점

입력 2011-08-04 21:57

금융위원회가 내부 감독에서는 정부기관 가운데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발표한 ‘2010년도 자체 감사활동 심사 결과’를 통해 “금융위가 정부 부처·위원회 중 유일하게 ‘미흡’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융위 감사관실은 지난 1년간 내부 직원과 산하 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지만 단 한 건의 징계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공공기관의 경우 대개 감사관실이 감사한 뒤에는 비위와 업무처리 미숙 등을 저지른 관련자를 징계하기 마련이지만, 금융위는 관련자에 대해 어떤 처분도 하지 않은 셈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융위는 내부감사 활동을 하긴 하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다”며 “이번에 심사를 한 기관 중에서 감사 후 처분 조치가 한 건도 없었던 경우는 금융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개정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3∼7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155곳을 대상으로 자체 감사활동에 대한 심사를 벌여 ‘우수’ ‘양호’ ‘보통’ ‘미흡’ 등으로 평가했다.

자체 감사활동 심사란 각 기관이 감사관실 등을 통해 내부 감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감사활동, 성과. 인력 등 20개 지표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심사 결과는 국회에 보고되며 ‘미흡’ 판정을 받은 기관은 하반기에 감사원 감사를 다시 받게 된다.

‘미흡’으로 평가된 곳은 금융위를 비롯해 문화재청, 울산시, 대구시 달서구, 서울시교육청, 대한주택보증,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천메트로, 국방과학연구소 등 10곳이다. 반면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관세청, 전라북도, 한국전력공사 등 22곳은 ‘우수’로 평가됐다.

감사원은 “자체 감사 수준을 보면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기초자치단체는 미흡한 편”이라며 “특히 감사 책임자를 개방형으로 임용한 기관들에서 전반적으로 자체 감사가 내실 있게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