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금강산 새 사업자 선정은 小貪大失
입력 2011-08-04 17:55
북한이 최근 미국 뉴욕의 한국계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를 새 금강산 사업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는 북한으로부터 미주 지역에서의 금강산 관광 선전과 투자유치, 관광객 모집 자격을 획득했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부터 미주 지역 관광객들을 모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객이 잘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기본적인 신뢰마저 잃고 왕따를 당하는 북한이지만 최소한의 양심이나 기본적 상도의조차 없는 존재라는 것이 이번 미주 사업자 선정에서 드러났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해 이렇게 계속 도발적으로 나오는 것은 유엔의 제재로 인해 나빠진 경제의 회생과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김정일 통치자금 조달 통로가 막힌 것을 뚫어보려는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북한은 어떻게든 남한 정부를 압박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 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 답은 북한 측에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금강산관광특구법을 제정, 현대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하고 금강산특구 내 남한 기업들의 재산을 정리하겠다고 통고한 상태다. 그들의 주장이 어떻든 국제법적으로나 사적인 계약상으로나 금강산 관광 사업 독점권은 여전히 현대아산 소유임이 분명하다. 사리가 이런데 외국 업체를 끌어들이고 금강산 내 남측 기업 재산을 몰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남한 정부를 압박해 뭔가를 도모하겠다는 접근방법은 치졸하기까지 하다.
북한이 중국과 미주 지역 사업자를 선정해 그 지역 관광객을 유치한다 해도 북한이 기대하는 만큼의 관광객은 오지 않을 것이다. 북한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규모의 관광객은 남한에서 갈 수밖에 없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우리가 북측에 요구하고 있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이라는 3개 항은 결코 무리한 게 아니다. 북한은 이런저런 잔꾀를 부리지 말고 우리 측이 제시한 3개항을 통 크게 받아들여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바란다. 더불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를 잃을 금강산 사업자 추가 선정 등의 무리수를 두지 말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