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1만 성도 천국길 배웅… 故 하용조 목사 장례예배 엄수
입력 2011-08-04 20:16
“목사님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잘 할게요.”
세계 선교와 말씀, 성령운동에 한평생을 바친 고 하용조 목사가 4일 그가 가장 좋아하던 찬송, ‘내 영혼이 은총 입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충효공원묘원 내 온누리동산에 안장됐다. 1000여 성도들은 풍선을 날리며 하늘나라로 떠난 하 목사를 향해 작별 인사했다.
이날 오전 내내 흐리고 비 오던 날씨는 안장될 때 햇빛으로 바뀌어 그의 묘소를 비췄다. 한국교회 복음주의 선두주자로 말씀과 성령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세계 선교를 통해 예수 재림을 강렬히 소망했던 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이었다. 더 이상 수술도 투석도 병원행도 없었다. 안식만 있었다.
온누리동산은 교회 성도들의 가족묘로 하 목사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교인들과 한 자리에 묻히게 됐다. 온누리동산은 이라크 선교에 힘쓰다 별세한 고 김사무엘 목사의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관예배에는 평소 하 목사와 친분이 깊었던 동료 목회자와 지인 등 각계 인사도 자리를 지켰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를 비롯해 김지철(소망교회) 오정현(사랑의교회) 곽수광(21C푸른나무교회) 목사 등 교계 인사와 이철 연세의료원장,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 김영길(한동대) 이남식(전주대) 총장, 소프라노 김영미, 윤복희, 윤형주씨 등도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하관예배에서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성경 속 인물인 에녹(창 5:21∼24)을 예로 들며 하 목사의 삶을 조명했다. 홍 목사는 “하 목사는 대학 시절부터 아프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며 “그러나 정작 자신은 아픔을 잊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신뢰하는 삶을 살아갔다”고 했다. 홍 목사는 추모객을 향해 “하 목사의 생애가 평가받는 것은 이제부터”라며 “성도들은 온누리교회가 하 목사의 것이 아니라 예수의 것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서빙고동 교회에서 진행된 발인예배(천국환송예배)는 하 목사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는 1만여 신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교인들은 하 목사의 관이 운구차량에 실릴 때까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을 불렀다. 성도들은 차량이 서서히 떠나자 “목사님!”하며 목 놓아 울었다.
3일간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던 이동원 목사는 발인예배 설교에서 그간 아꼈던 하 목사에 대한 기억을 쏟아냈다. 중간 중간 울먹이기도 했지만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고 천국에 들어간 하 목사를 그리워했다. 이 목사는 “하 목사는 ‘인 리치(in reach)’의 사람이었다. 평생 세계 선교를 위해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을 했지만 그의 내면엔 인 리치, 즉 샘 곁에 있었다”며 말씀과 성령, 말씀과 선교의 하모니를 이루려했다고 회고했다.
원주=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