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용조 목사를 떠나보내며… “참된 일꾼·예배자 돼라 하셨는데…”

입력 2011-08-04 20:15


저는 목사님께 사랑의 빚을 많이 진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목사님이 이 땅을 떠나셨다는 사실이 저를 무척 힘들게 합니다. 저는 목사님을 직접 대면하기 전부터 목사님을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1980년대 초 말씀묵상에 대해 배우고 싶었지만 가르쳐주는 분이 없었습니다. 그때 미주두란노서원에서 이재학 목사님이 전해준, 목사님의 큐티 세미나 테이프를 듣고 또 들으면서 말씀 묵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면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영혼 관리에 대해 배웠고, 영적 훈련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목사님과 사모님을 처음 만나던 날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날 제게 주신 말씀은 평생 가슴에 못처럼 박혀 있습니다. “일꾼이 되기 전에 예배자가 되십시오. 일은 길에 돌처럼 많습니다. 성령님과 함께 큐티하십시오. 영적 전쟁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짧은 조언이었지만 제 가슴에 늘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은 피 묻은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의 메시지 속에는 언제나 예수님의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성령님의 기름 부으심을 통해 사역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사람을 아끼셨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을 키워주셨습니다. 후배 목회자들 속에 있는 잠재력을 보시고,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제게는 글 쓰는 잠재력을 보시고, 글을 쓰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무명의 작가인 제 책을 출판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때 출판해 주신 책이 ‘뿌리 깊은 영성’입니다. 그 격려에 힘입어 저는 목회자이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저의 스승이셨습니다. 영적 안내자이셨습니다. 큰형님 같은 분이셨습니다. 때로는 아버지처럼 잘못된 길로 가려고 할 때 바로잡아주셨고, 때로는 어머니처럼 연약해진 저를 어루만져주셨습니다. 제가 성장하는 중에 변질되지 않기를 소원하셨습니다. 목사님이 염려하며 기도해 오신 조국 교회와 이민 교회를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실 것입니다. 목사님, 이제 천국에서 그토록 사랑하는 주님과 함께 안식하십시오. 천국에서 뵙겠습니다.

강준민 목사(LA 새생명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