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조 목사 발인·하관예배, 강원도 원주 온누리 동산에 안장(2신)

입력 2011-08-04 09:57


[미션라이프] “목사님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잘 할게요.”

세계 선교와 말씀, 성령운동에 한평생을 바친 고 하용조 목사가 4일 그가 가장 좋아하던 찬송, ‘내 영혼이 은총 입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충효공원묘원 내 온누리동산에 안장됐다. 성도들은 풍선을 날리며 하늘나라로 떠난 하 목사를 향해 작별 인사했다.

이날 오전 내내 흐리고 비 오던 날씨는 안장될 때 햇빛으로 바뀌어 그의 묘소를 비췄다. 한국교회 복음주의 선두주자로 말씀과 성령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세계 선교를 통해 예수 재림을 강렬히 소망했던 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이었다. 더 이상 수술도 투석도 병원행도 없었다. 안식만 있었다.

온누리동산은 교회 성도들의 가족묘로 하 목사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교인들과 한 자리에 묻히게 됐다. 온누리동산은 이라크 선교에 힘쓰다 별세한 고 김사무엘 목사의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관예배에서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성경 속 인물인 에녹(창 5:21∼24)을 예로 들며 하 목사의 삶을 조명했다. 홍 목사는 “하 목사는 1966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이후 진짜 삶을 시작했다”며 “하 목사의 멋진 인생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 목사는 대학 시절부터 아프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며 “그러나 정작 자신은 아픔을 잊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신뢰하는 삶을 살아갔다”고 했다. 홍 목사는 1000여명의 추모객을 향해 “하 목사의 생애가 평가받는 것은 이제부터”라며 “성도들은 온누리교회가 하 목사의 것이 아니라 예수의 것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서빙고동 교회에서 진행된 발인예배(천국환송예배)는 하 목사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는 신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교인들은 하 목사의 관이 운구차량에 실릴 때까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을 불렀다. 성도들은 차량이 서서히 떠나자 “목사님!”하며 목 놓아 울었다.

3일간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던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발인예배 설교에서 그간 아꼈던 하 목사에 대한 기억을 쏟아냈다. 중간 중간 울먹이기도 했지만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고 천국에 들어간 하 목사를 그리워했다. 이 목사는 “하 목사가 70년대 후반 몸이 아파 영국에 갔을 때 존 스토트 목사를 만나 말씀의 균형을 배웠다고 자랑하던 때가 생각난다”며 “하 목사는 말씀의 균형으로 교회를 세우고 사역했다”고 했다. 또 “하 목사는 ‘인리치(in reach)’의 사람이었다. 평생 세계 선교를 위해 아웃리치(out reach) 활동을 했지만 그의 내면엔 인리치, 즉 샘 곁에 있었다”며 말씀과 성령, 말씀과 선교의 하모니를 이루려했다고 회고했다.

원주 글=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