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Tip] (9) 목회자와 정치

입력 2011-08-04 18:12


정치 시즌만 되면 심상치 않게 등장하는 게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찡그리기도 한다. 바람직한 정치발전을 위해 목회자 또한 개인적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예배시간에, 그것도 설교를 통해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 강단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영혼과 사회를 살리는 목소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교회는 ‘정책’이 아니라 ‘원리’에 더 집중해야 한다. 목회자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은 자신뿐 아니라 그가 속해있는 교회가 사회로부터 온갖 오해와 불신을 받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기도하고, 예배하며,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촉구해야 한다. 또 하나님의 말씀을 시대에 비춰 해석하고 집권자들에게 특별한 통찰력과 지혜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가시적 구호가 아닌 전문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고(故) 대천덕 신부는 “만일 교회 지도자가 정치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면 그는 직임을 바꿔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교회 안에서의 직임을 사임하고 평신도로서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동안 교구 목회 및 월급을 사양하고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성경은 교회가 그리스도안에서 그 위치를 남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벧전 2:12∼17, 갈 5:13, 고전 6:12, 8:9, 10:23).

목회자는 성경 안에 기록된 계시와 반대되는 것을 언급하면 안 된다. 현재 상황에서 성경을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 것인지 알아야 한다(딤전 1:6∼7, 벧전 1:10, 시 119:105). 또 자신의 때를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때에 대한 감각을 이해해야 한다(요 6:15, 12:13∼15·23, 13:1, 16:12, 17:1).

교회 내 정치적 식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잖다. ‘프로’ 정치인들도 있다. 목회자는 그들에게 올바른 정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노예제도 폐지에 앞장선 영국의 정치인 윌버포스처럼 기독교 정신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인재들을 발굴해야 한다. ‘기독교인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아닌 ‘기독교적 정치를 하는 사람’을 양성해야 한다. 또한 목회자는 정치만을 위한 사역자가 아님도 깨달아야 한다. 교회 안 모든 이들을 품고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잘 성장하고 소금과 빛 된 삶을 살아가게 하는 ‘헬퍼’가 돼야 한다.

함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