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문지방 넘기] 병과 환난으로 고통받는 이의 마음 헤아리시는 분은 예수뿐
입력 2011-08-04 18:12
베드로의 장모, 회당장 야이로의 딸, 나인 성 과부의 외아들. 이들의 공통점은 예수님의 기적을 몸소 체험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장모는 심한 열병에 걸렸다가 나았고, 회당장 야이로의 딸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나인 성 과부의 아들은 이미 죽어서 상여가 나가는 도중에 살아났습니다.
이들이 고침받고 살아난 이후에 어떤 행동을 취했는가를 살펴보면 재미있습니다. 우선 베드로의 장모는 ‘수종들었다’(막 1:31)고 합니다. 야이로의 딸은 걸어다녔고(막 5:42), 예수님은 그 소녀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라고 명하셨습니다(눅 8:55). 나인 성 과부의 외아들은 일어나 앉아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눅 7:15). 이런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상상력과 묵상이 필요합니다.
베드로의 장모는 평소 남을 대접하고 섬기는 일을 즐겨했습니다.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을 그냥 맨입으로 보내는 법이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보리개떡이라도 장만해 대접해야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덜컥 병이 들었습니다. 열이 펄펄 나고 헛소리까지 했습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던 사람이 손가락 하나 꼼짝 못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일행이 집안에 들이닥쳤는데도 아무것도 대접할 수 없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차에 예수님께서 열병을 고쳐 주시자마자 부엌으로 달려가 음식을 장만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야이로의 딸은 12세가 될 때까지 오랫동안 병으로 시달려 왔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마당에서 활발하게 뛰어놀지도 못하고 항상 침대에 누워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다보기만 했습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차려다 주어도 수저를 뜨는 둥 마는 둥 밥상을 물리기 일쑤였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의 소망은 자기 딸이 마당에서 사슴처럼 뛰어다니고, 밥을 한 그릇 뚝딱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소녀는 망아지마냥 펄쩍펄쩍 뛰어다니고,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인 성 과부의 외아들은 어떤가요? 과부는 남편을 잃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이 과부에게 아들은 남편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세상사는 게 서럽고 힘들 때마다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들과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맘속에 맺혔던 설움과 한이 한 올 한 올 풀리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아들은 과부의 상담자요 말벗이요 동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외아들이 쓰러졌습니다. 과부는 그의 유일한 말동무를 잃어버렸습니다. 세상에 숱한 사람들이 있지만 이 과부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살아난 외아들이 일어나자마자 말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열병으로 누워있는 베드로의 장모, 어렸을 때부터 병치레를 해 온 어린 딸을 둔 회당장 야이로, 그리고 아들 하나를 의지하며 살아온 나인 성 과부.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들의 소원과 기쁨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소망을 채워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을 헤아려 주시는 분은 예수님뿐입니다.
오종윤 목사 (군산 대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