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지경부… 룸살롱 등서 산하기관 접대받아 12명 보직 해임

입력 2011-08-03 19:14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산하기관으로부터 관행적으로 접대를 받아오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적발됐다. 국토해양부에 이어 지경부까지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공직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3일 총리실과 지경부에 따르면 과장급을 포함한 지경부 직원 12명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산하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과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으로부터 유흥주점 등에서 접대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저녁 시간에 임박해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산하기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룸살롱 등 고급 술집으로 직행했다. 비용은 모두 산하기관이 부담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산하기관 관계자들이 성 접대도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혀 성 접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방폐공단은 식당과 룸살롱을 같이 운영하는 업자와 짜고 룸살롱을 이용한 뒤 이를 식당에서 사용한 것처럼 카드를 결제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기계연구원은 본부장 주도로 2009년부터 2년간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참여한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 등으로 1억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 일부는 접대비로 쓰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지난달 중순 지경부에 관련자 31명(지경부 12명, 기계연구원 10명, 방폐공단 9명)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경부는 직원 12명을 4일자로 전원 보직 해임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엄중 문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산하기관 간부 2명은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