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4대그룹 간담회 취소 뒷말 무성

입력 2011-08-03 21:28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대 그룹과 3일 갖기로 했던 조찬 간담회가 전격 취소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전경련 정병철 상근부회장과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부회장들은 이 간담회에서 재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매년 1000억원씩 1조원을 모아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이 전경련 주도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기업들이 전경련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간담회가 취소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허창수 회장과 정 상근부회장의 리더십과 소통 문제도 함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허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정부와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종전보다 더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허 회장은 언론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전경련 회장 취임 100여일 만에 단 한 차례 기자간담회를 가졌을 뿐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하계 포럼에서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조차 기피했다.

2008년 취임한 정 상근부회장 역시 언론과 담을 쌓고 있는 것은 물론 전경련 사무국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경련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정 상근부회장이 재계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한 퇴직 직원은 “허 회장이 언론에 나서지 않으면 정 상근부회장이라도 나서서 재계의 현안 문제를 적극 홍보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국민들의 반 기업 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는 마당에 정 상근부회장이 저러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경련 주변에선 전경련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 상근부회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업들도 전경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전경련에 매년 수십억씩 회비를 내고 있으나 전경련이 기업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