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뒷북 안전 대책 고객들 또 ‘분통’… ‘먹통’ LG유플러스 8월 1일 기본료 3배 보상키로

입력 2011-08-03 19:23


네이트·싸이월드 해킹사건으로 3500만 회원의 정보가 유출된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와 9시간 가까이 데이터 망 장애를 겪었던 LG유플러스가 3일 나란히 예방대책과 보상대책을 발표했다.

포털과 통신업계 ‘빅3’로 불리는 두 회사 모두 이용자들의 피해 예방과 보상대책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컴즈는 이날 회원들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개인정보유출 피해예방센터’를 오픈했다. 예방센터에는 메신저피싱·보이스피싱·스팸메일 등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와 이에 대한 대처법 등이 명시됐다. 특히 메신저 피싱의 최신 수법들과 스팸메일에 대한 실제 대응 요령, 악성코드 유포 수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도 적시됐다. 또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를 비롯해 경찰청 신고민원 포털·불법스팸 대응센터·인터넷 침해대응센터 등과 링크로 연결돼 있어 피해 신고도 가능하며, V3 전용백신 및 다음 클리너 등 백신도 함께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주민번호와 주소 등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은 사후조처에 불과할 뿐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회사원 이정은(28·여)씨는 “메신저피싱과 보이스피싱 모두 나날이 신종 수법이 등장하고 있는 마당에 홈페이지에 설명된 내용만으로 과연 예방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김한준(27)씨는 “형식적인 내용만 적어둔 면피용 조치인 것 같다”며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와 신고민원 포털을 링크해 놓은 것도 ‘당하면 신고하라’는 것 같아 오히려 기분이 찝찝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사고 발생 경위 설명과 함께 보상책을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오전 8시쯤부터 5분 동안 순간적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평소(20만∼30만)보다 5배 증가한 140만∼150만으로 급증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무선인터넷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대용량 PDSN(Packet Data Serving Node)과 기지국을 통제하는 BSC(Base Station Controller) 등 관련 장비들에 과부하가 걸려 데이터 서비스에 장애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트래픽을 유발시켰던 사이트는 관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어서 추후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 보상은 약관에 규정된 ‘데이터 정액제 1일 기본료의 3배’의 3배까지 보상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 및 스마트폰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는 3000원, 피처폰 데이터 번들 요금제 및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는 2000원, 기타 데이터 요금제(안심정액데이터 및 법인)는 기본료에 따라 보상액을 산정하기로 했다. 일반 요금제(종량제) 가입자는 무료 문자 50건이 제공된다.

회사 측은 피해 고객의 경우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 당사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배상을 신청하면 9월 요금고지서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편을 겪었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인 택배기사 김모(35)씨는 “어제 업무 시간 내내 휴대전화가 먹통이어서 고생했는데 유플러스 측에선 아무런 고지도 없었다”면서 “겨우 3000원 보상해 주면서 생색을 내는 것 같아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