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 빼먹은 병원 사무장… 환자 기초생활비 가로채
입력 2011-08-03 18:32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10년간 모은 기초생활수급비를 수년에 걸쳐 빼먹은 병원 전 사무장과 이를 알고 사무장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또 다른 사무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수년간 편취한 혐의(절도, 공갈)로 황모(35)씨와 우모(35)씨 등 전직 병원 사무장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춘천 S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안모(54·정신장애 3급)씨가 춘천시로부터 매달 15만원씩 지급받아 보관해 오던 기초생활수급비 96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황씨는 기초생활수급 1종 대상인 안씨가 10년간 이 돈을 쓰지 않고 모아둔 사실을 알고 자신이 보관하던 안씨의 통장과 도장으로 6차례 돈을 인출했다. 이후 안씨는 춘천 Y정신병원으로 옮겨 입원했고, 이 병원의 전 사무장인 우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황씨를 협박해 8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리분별이 없는 정신병원 입원 환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병원 직원들이 빼서 쓴다는 제보가 있어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춘천=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