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틀 만에… “코스피 최고치 경신 예측 틀렸다”

입력 2011-08-03 18:22

코스피지수가 최근 2거래일 100포인트가 넘도록 폭락하자 하반기 증시를 낙관하던 증권가는 주식시세 전망치를 급히 하향 수정했다. 최고치 경신을 자신한 지 단 이틀 만이다. 증권가 내부에서도 보다 신중한 예상을 내놓아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증시 전문가들은 3일 “미국발 악재를 극복하고 투자자 심리를 호전할 만한 동력이 당분간은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 미국 채무한도 상한 협상 타결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이달 중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앞다퉈 전망하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바뀐 의견이다.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이달 중 2300선마저도 넘어설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었다.

전문가들은 전망이 틀렸음을 시인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정보팀장은 “‘이달 중 코스피 최고치 돌파’라는 전망은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팀장은 “미국 7월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너무 낮게 발표돼 충격을 받았다”며 이달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030∼2050선으로 대폭 수정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늘 주식시장에 있었던 악재라는 점에서 시장의 큰 반응이 약간은 의외”라며 “전망은 틀렸지만,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증시 전망은 한껏 조심스러워졌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투자분석부 차장은 “지수가 너무 크게 떨어진 탓에 기술적으로 반등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 2000선 이하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근본적으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상황”이라며 “지금이 올해 주식시장 중 가장 어려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틀 만에 손바닥 뒤집듯 돌아선 증시 전망에 대해 내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중견 애널리스트는 “단기 이슈에 휩쓸려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시장 본질을 충실히 파악한 보고서를 펴내야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