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수술비 저렴하게… ‘포괄수가제’ 도입한다
입력 2011-08-03 18:33
보건 당국이 같은 병이라도 의사가 주사를 몇 번 놓고 약을 얼마나 처방했는지에 따라 치료비가 달라지는 현행 건강보험 지불 제도를 개편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의사의 행위마다 치료비를 지불하는 현행 ‘행위별수가제’ 방식을 질환에 가격을 매겨 한 번에 지급하는 ‘포괄수가제’ 방식으로 변경, 과잉 진료를 막고 낭비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업계 등이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3일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제5차 전체위원회를 열고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 방안과 건보 보장성 정책방안 등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7개 질병군(백내장, 편도 및 아데노이드, 맹장, 사타구니·대퇴부 탈장, 항문, 자궁, 제왕절개 분만 수술)을 대상으로 현재 전체 의료기관의 70%가 자율로 참여해 시행 중인 포괄수가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포괄수가제+행위별수가제)를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15년 이후 이 2가지 모형에 대한 평가를 한 뒤 통합 모형을 마련해 제도화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7개 질병군의 포괄수가제는 의원 및 병원급 기관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고, 2단계로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또 의료비 때문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중증질환이나 치료비가 비싼 질환, 입원환자 등의 본인부담률은 낮추는 대신 경증 외래질환 등의 본인부담률은 높게 조정하는 방향의 건보 보장성 강화 방안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