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만에 500만원→3000억 대박 25살 韓청년

입력 2011-08-03 22:12


미국 2위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에 2일 매각된 티켓몬스터(티몬)는 국내 1위 소셜커머스 업체다. 인수합병의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티몬이 3000여억원에 매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3일 보도했다. 티몬의 초고속 성장은 젊은 창업주의 마케팅 전략과 꿈, 온라인 기반 상업이 활성화된 우리나라의 소비 환경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기간 성장시킨 뒤 비싼 값에 외국 기업에 매각한 것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가 창출한 것은 고용 아닌 꿈”…20대 창업주의 벤처신화=티몬 신현성(사진) 대표는 1985년생. 만으로 25세 때인 지난해 창업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9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그곳에서 자란 미국 시민권자다. 2008년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부(와튼스쿨)를 졸업한 그는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 입사해 2년간 일하다 2010년 1월 창업의 꿈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왔다.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을 구상하던 그는 당시 미국에서 소셜커머스 쇼핑몰 그루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온라인 기반 쇼핑몰이 활성화돼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해 5월 티몬을 만들었다.

현재 신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티몬은 5명이 공동 창업했다. 와튼스쿨 동문인 신성윤 이사, 이지호 이사 등은 중소 상거래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데 뜻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한 티몬은 현재 직원 600명 규모, 거래규모 업계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27세다. 신 대표는 “젊은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만큼 쉽게 따라잡기 힘든 속도로 빠르게 시장에 적응하고 있다”며 “우리가 창출한 것은 고용이 아니라 꿈”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호응 얻어 초고속 성장…매각 두고 ‘먹튀’ 논란도=티몬은 지난해 5월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지만 창업 1년 만인 지난 5월 한 달간 거래금액은 215억원에 달했다.

티몬의 성공은 온라인 쇼핑에 대해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심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티몬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아름다운 가게’ 등 사회적 기업이 수수료를 내지 않고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 홍보와 매출 신장을 돕는 방식의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또 정보력이 빠르고 서비스의 질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쿠폰 사용 유무 및 사용 기간에 상관없이 보상해 주는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티몬이 리빙소셜에 인수합병되자 속칭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신 대표가 업체를 한국에서 단기간에 급성장시킨 뒤 미국 기업에 팔아넘긴 셈”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티몬은 곧 외국 기업에 매각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티몬 측은 “지분이 매각되더라도 경영진과 직원은 100% 그대로 고용 승계된다”며 “우려하는 ‘먹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