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립교회가 뭉치다! 5개 교회의 전교인 연합수련회
입력 2011-08-03 16:03
[미션라이프] 교회는 뭉칠 때 살아났다. 뭉칠 때 성령충만을 입었다. 뭉칠 때 전도의 힘을 얻었다. 성경 속 초대 교회, 1970~80년대 한국교회가 그랬다. 개인주의, 개교회주의가 판치는 지금, 뭉치는 시대는 끝났는가. 하지만 뭉침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5개 미자립교회의 전교인 연합수련회가 열리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기도원을 지난 1일 찾았다. 수련회는 3일까지 이어졌다.
서먹서먹하거나 숫자가 적어 썰렁할 거란 예상은 기우였다. 5개 교회 100여명의 성도들은 7개 소그룹으로 나뉘어 게임을 하고, 찬양을 하고, 말씀과 삶을 나누었다. 수련회 장소인 교육관 3층 소망성전은 ‘왁자지껄’ 활력이 넘쳤다.
서울 새생명교회 이상형(45)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에겐 더 이상 ‘내 교회, 네 교회’ 벽이 없습니다. 우린 한 교회, 한 성도들입니다.” 그러자 서울 방배동 비전교회 윤상준 집사가 손을 들고 물었다. “앞으로 춘천에 볼 일 있으면 그 교회 가서 예배드려도 괜찮죠?”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번에 뭉친 5개 교회는 서울 강남의 새생명교회, 비전교회, 열방교회를 비롯해 서울 송파의 주함께교회, 강원도 춘천의 서로사랑교회 등이다. 예장 통합, 예장 합동 등 교단도 다양하고 지역도 다르다. 하지만 교인수 30명 안팎의 미자립교회, ‘한국교회 미자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만큼은 서로 닮았다. 수년 전 한 세미나에서 숙식을 같이하면서 마음이 통했다. 이번 수련회의 목적은 단순히 미자립교회 연합이나 연합을 통한 개교회 부흥이 아니다. 연합을 통해 미자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이들의 비전이다.
서울 비전교회 원태현(40) 목사는 “미자립교회에 대한 재정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며 “부어도 부어도 독이 가득 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게 미자립교회 정책의 현주소”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목회자의 설교나 은사가 모든 걸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제시한 해법은 사람이다. 십일조와 전도할 수 있는 7~12가정만 있어도 미자립교회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정들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씨종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파송 D-day를 2013년으로 정하고 이미 평신도 훈련도 시작했다.
이번 수련회 주강사였던 황성철 총신대 교수는 즉석에서 이들의 지도교수를 맡았다. 황 교수는 “미자립교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며 “한국교회가 사랑받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좋은 대안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들 미자립교회 살리기는 이제 시작이다. 내년 연합수련회엔 1000명의 미자립교회 교인들을 한데 모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자신이 속한 교단에서도 이 운동을 적극 알려나가기로 했다. 미자립교회만 아니라 중·대형 교회에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양주=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