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해 난 투표해야만 했다”… 피격 기퍼즈 의원 하원 채무협상안 표결 참석

입력 2011-08-02 22:28

총기 난사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가브리엘 기퍼즈(41)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부채협상안 통과 투표에 참석해 미국을 감동시켰다.

AP통신은 기퍼즈 의원이 1일(현지시간) 의회에 나타난 것에 대해 “그는 극적인 복귀로 동료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기퍼즈 의원과 친한 몇몇 의원만 30여분 전 그가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뿐 대부분은 몰랐다.

기퍼즈 의원의 깜짝 등장에 의회는 일순간 소란이 일었고 박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동료의원들은 기퍼즈 의원과 포옹을 하고 가벼운 입맞춤으로 그를 반겼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소녀처럼 포옹을 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동료 의원들에 둘러싸인 기퍼즈 의원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아직 몸이 불편해 한 손으로만 동료들과 악수를 했다. 이날 기퍼즈 의원은 짙은 갈색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안경도 쓰고 있었다.

기퍼즈 의원의 의회 복귀는 7개월 만이다. 지난 1월 8일 6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한 애리조나 총기 난사사건 당시 기퍼즈 의원은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정상적인 활동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퍼즈 의원은 부채협상안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인을 위하는 것이 정당의 정치적 이념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투표를 해야만 했다. 나의 부재가 경제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기퍼즈 의원은 “최근 민주·공화 양당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투표를 마친 기퍼즈 의원은 목발에 의지해 의회를 빠져나갔다. 지난 5월 마지막 우주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엔데버호의 선장 남편 마크 켈리도 동행했다.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기퍼즈 의원에게 찬사를 보냈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하원의원은 “기퍼즈 의원은 아직 회복 단계이기 때문에 완전히 업무에 복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투표가 그의 지역구나 미국 전체적으로 정말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참가한 것”이라고 감격해했다.

기퍼즈 의원은 의회를 떠난 후 트위터에 “워싱턴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오늘 밤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글을 남겼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