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 독도 ‘분쟁지역’으로 다뤄 국제이슈화 노림수
입력 2011-08-02 18:46
일본이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회의 이슈로 만들겠다는 계산 때문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이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 오고 있다. 2011년판 방위백서에서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문제(2004∼2010년)’를 표현한 지도에는 독도 주변을 붉은색 원으로 표시하고 ‘다케시마(竹島) 문제’라고 기록했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해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펼친 것뿐만 아니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까지 명확히 한 것이다.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나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남쿠릴열도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방위백서에 포함된 ‘주요 부대 등의 소재지’ 지도에도 독도는 다케시마로 표기돼 있다.
방위백서가 울릉도 방문을 시도한 자민당 의원 3명의 ‘정치쇼’ 다음 날 발표됐다는 점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일부 극우파에만 국한된 생각이 아님을 보여준다. 민주당이 2009년 정권을 잡은 후 두 차례나 방위백서를 발간했지만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또 “중국이 주변국과의 갈등에서 고압적인 대응을 하는 등 향후 방향성에 불안을 안겨 주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동, 아프리카, 태평양 섬나라, 중남미 국가와의 과제’ 항목을 신설해 중국의 해군 함정 방문, 무기 수출에 따른 영향력 확대 문제를 언급했다.
반면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자위대의 구호활동과 미군의 ‘도모다치 작전’을 대대적으로 소개해 미·일동맹을 강조하는 행태를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을 둘러싼 혼란은 잊었다는 듯이 미·일동맹에 치우치는 민주당 정권의 모습이 반영됐다”고 비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