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티파티 의원은 테러리스트”-푸틴 “미국은 세계경제의 기생충”

입력 2011-08-02 18:35

미국과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들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민주당 하원 비공개 회의에서 공화당 ‘티 파티’ 의원들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마이크 도일(펜실베이니아) 의원이 티 파티 의원들을 가리켜 “우리는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했다”며 분개하자 “그들은 테러리스트처럼 행동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는 또 “이번 협상이 디폴트(채무 불이행)라는 티 파티의 ‘대량살상무기’를 없애줄 것”이라고 의원들을 달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공화당 지도자들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그들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막말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이날 CBS방송 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코 테러리스트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미국을 세계경제의 기생충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AFP통신은 푸틴 총리가 모스크바 인근 셀리게르 호수에서 열린 청년 캠프에 참석해 “미국은 빚 속에 살고 있다”면서 “부채 부담을 다른 나라에 떠넘기면서 기생충처럼 행동한다”고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켜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고 디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총리는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합의안에 대해서도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지연시킨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훌륭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또 “미국 경제 시스템이 고장 나면 이는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달러 외에) 다른 기축통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