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노력順… 굴곡의 삶서 인생 배운다”… 박찬호, 옛 팀동료 자살 소식에 글 띄워

입력 2011-08-03 00:19


“절망, 배신, 분노, 자책, 미움 그리고 죽음. 나 또한 이것들과 싸워왔던 시간이 있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메이저리거 시절 팀 동료였던 이라부 히데키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을 돌이켜보는 감동적인 글을 게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찬호는 2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행복은 성적이 아닌 노력 순’이라는 글을 통해 “선수로서의 기술보다 인간으로서 삶을 배우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박찬호는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 그리고 도전을 했지만 결국 성적을 낼 때마다 느껴지는 기쁨은 잠시였다. 선수인 내게 좋은 성적이 목표가 아닐 수는 없으나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다시 불편한 마음은 찾아왔다. 완전한 행복은 성적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글을 열었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동료였던 이라부의 자살에 대해 박찬호는 “무엇이 그에게 절망을 안겨준 것일까? 정말 그에게 삶을 유지할 희망의 불씨는 전혀 없었던 것일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자신도 과거 이라부처럼 힘든 시간이 있었으나 “내 안을 관찰하는 훈련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치도록 무겁고 고통스러운 시련도 내려놓으면 가벼워지고 자유롭게 된다”면서 “‘아무것도 아닌 나’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피력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일본 무대에 진출한 박찬호는 올 시즌 7경기에 출장, 1승5패와 평균자책점 4.29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에 허벅지 근육통까지 겹쳐 2군에 내려간 상태다. 이와 관련, 그는 “현재 나는 선수로 제 역할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삶의 중요한 부분을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삶을 위한 공부가 훗날 더 많은 사람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힘이고 시련에 굴하지 않는 지혜가 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