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⑧ ㈜두산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 “인재 발굴·육성 온힘… 그룹 체질 개선 성공했다”

입력 2011-08-02 18:28


㈜두산의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은 인재(人材) 발굴과 육성에 온 신경이 집중돼 있다. 인재만 확보되면 기업 성장뿐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도 문제없다는 것. 인재를 중심에 둔 그의 경영 소신은 ‘사람의 성장은 사업의 성장’(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이라는 두산그룹의 이른바 ‘2G’ 전략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비모스키 부회장는 2일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24년간 기업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중 14년을 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서울 지사장도 지냈다.

그는 2006년 두산에 전격 영입됐다. 국내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최초의 외국인이다. 그룹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두산의 사업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전자부품 소재를 만드는 전자BG(Business Group), 유압 제어기를 제작하는 모트롤BG, 화학 업종인 글로넷BG, 사내 인트라넷을 운영하는 정보통신BU(Bureau) 등 크게 4개로 세분된다.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 그룹 핵심사 업무와는 무관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인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맥킨지가 인재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사람의 중요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두산그룹이 성공적으로 체질을 바꿀 수 있었던 것도 인재의 힘이라고 단언했다. 과거 두산그룹은 오비맥주로 대표되는 소비재 사업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기반시설 지원 사업(ISB) 비중이 89%에 달할 정도로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 해외사업 비중은 1998년 18%에서 지난해 55%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기업화됐다. 이 모든 게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임직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

그는 임직원과의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주 5∼6명의 신입사원과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그는 “회사나 업무 환경에 대한 오늘날 젊은이들의 기대치는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 회사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 중시’가 경영진만의 구호가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회사는 퇴사자가 없다”고 답했다.

비모스키 부회장은 두산뿐만 아니라 모든 대기업, 더 나아가 한국 경제가 ‘혁신’이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제조업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며 기술과 관련된 지적재산권 분야와 제조업과의 결합을 예로 들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시대나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며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하이브리드나 아이패드처럼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정책에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는 “그동안 큰 회사들은 협력사들에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며 “두산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사와 교류하고, 두산이 가진 사업 네트워크를 협력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학교 졸업 전에는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기르고, 언어 실력과 타문화 이해력을 쌓아야 하며, 자신의 열정과 관심 대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는 “작은 회사에라도 입사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산을 비롯해 두산그룹이 글로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그는 “해외 진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외국인의 시각에서 전략을 짜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