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지율, 턱 밑까지 쫓아왔는데… 손학규 “당에 도움” 애써 담담?
입력 2011-08-02 18:36
“경쟁관계로 생각할 필요 있나. 그분이 빨리 민주당에 들어와서 내년 총선 때 부산·경남지역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요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두고 주변에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문 이사장이 베스트셀러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한 이후 유력 대선주자로서 무서운 기세로 부상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그저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문 이사장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데 기여해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대승적인 평가를 내놓을 뿐이다.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김주한 대표비서실 국장은 2일 “수시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는다. 문 이사장 지지율이 어떻게 나왔다고 손 대표에게 보고하는 일도 없다”면서 “여론조사를 좇아서 정치 행보를 하면 갈짓자밖에 못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문 이사장(11.8%)은 손 대표(11.3%)를 제치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대선주자 지지율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는 야권의 잠재력과 저변을 확장하는 데 문 이사장이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일관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 이사장이 들어와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아울러 문 이사장과의 비교평가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민생진보’ 노선을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전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대표는 특히 핵심 현안인 한진중공업 사태, 야권통합 문제를 풀 해법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3일 열리는 야5당 대표회담을 매우 중요한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한 측근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과 야권통합을 위해 손 대표가 공 들여왔던 부분을 실현할 수 있는 자리”라며 “재벌개혁과 노동문제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듯한 아주 ‘센’ 발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언론에 알리지 않고 1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을 조용히 위로방문하기도 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