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우주 속 에덴동산 다룬 신앙 판타지 소설
입력 2011-08-02 17:58
페렐란드라/C S 루이스 지음/홍성사
‘순전한 기독교’의 저자 C S 루이스가 가장 좋아한 작품은 바로 페렐란드라(perelandra)다. 루이스의 우주 3부작 제2권으로 에덴동산 이야기를 다룬 신앙 판타지 소설이다. 1부는 ‘침묵의 행성 밖에서’, 3부는 ‘그 가공할 힘’이다.
루이스의 우주 3부작은 ‘반지의 제왕’ 작가 J R R 톨킨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됐다. 시중에 읽을거리가 적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톨킨은 루이스에게 “공간과 시간 이야기들은 ‘회복’과 ‘탈출’을 제공하지”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루이스는 “우리는 자네의 ‘호빗’과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네. 우리 중 한 사람은 시간 여행 이야기를 쓰고 다른 사람은 공간 여행에 대해 쓰세”라고 제안했다. 루이스는 공간 여행을 쓰기로 했다. 우주 3부작이 나오게 된 계기다. 루이스는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이미지가 때로는 어떠한 논증보다도 강한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천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신앙소설에서 루이스는 천국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기 원했다. 변증서로서는 결코 자세하게 묘사할 수 없는 천국을 신앙소설이라는 장르를 빌려 이미지로 전달한 것이다.
루이스가 창조한 행성 페렐란드라는 지구로부터 약 5000만㎞ 떨어진 별.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로 섬들이 떠다닌다. 신화에 나올 법한 동물들이 산다. 지구 상에 없는 과일이 열리고 완벽한 고요와 절대 쾌감, 상상할 수 없던 즐거움이 넘치는 가상의 별이다.
주인공인 랜섬은 자신의 임무를 알지 못한 채 “그곳에 가라”는 신의 뜻에 순종해 초록여인이 통치하는 페렐란드라에 도착한다. 그는 그곳에서 초록여인을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나니아연대기’의 아슬란과 같이 랜섬은 페렐란드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던진다. 악한 영에 휩싸인 웨스턴과 싸우면서 고통스러워하지만 최후 승리를 한다. 죽음을 상징하는 지하세계에 내려갔다 사흘 만에 다시 올라온다는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한다. 영어 랜섬(Ransom)은 ‘속죄’와 ‘몸값’의 의미.
루이스의 상상력과 어떤 작품을 통해서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원하는 그의 복음적 열정이 페렐란드라에도 잘 나타난다. 이 작품이 나왔을 때 ‘뉴요커’ 등 잡지들은 “만일 위트와 지혜, 문체와 학식이 천국 입성에 필수라면 루이스는 천사들 가운데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