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재해 딛고 핀 해맑은 미소… 희망을 보았습니다
입력 2011-08-02 20:12
“아까웅송 핏바레 굿피플!(굿피플 최고!)” 지난달 29일 미얀마 짜웃단구 요아띳깔레에서 만난 여교사 알롱(33)씨는 현지를 방문한 봉사단체 굿피플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기자가 지난달 29일 이곳 요아띳깔레 마을들을 찾았을 때 굿피플 봉사단원들은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햇수로만 벌써 3년.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나르기스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2008년 5월 미얀마를 강타한 초대형 사이클론 나르기스는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40만명의 수재민을 발생시키면서 미얀마 최악의 사이클론 중 하나로 기록됐다. 주민 1500여명의 평온한 시골 마을 요아띳깔레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알롱씨의 학교와 보건소를 비롯해 마을의 주요 시설과 주택 수백 채가 파괴됐다. “처참했다는 말밖에요. 더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알롱씨와 학교 아이들은 그 후 2년간 가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노약자를 비롯해 주민 대다수는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 각국 NGO단체들이 나서 이재민 캠프를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긴급구호물자를 공급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대다수 NGO단체들이 미얀마를 떠났다.
“도움의 손길이 끊어져선 안 됩니다!” 국제 NGO단체들과 미얀마 정부조차 구호 활동에 손을 놓고 있을 때 한국의 굿피플이 이 지역을 찾았다. 1996년부터 미얀마에서 선교, 봉사활동을 펼쳐온 굿피플 미얀마 김병천 지부장은 현지의 절박한 상황을 한국 본부에 강력히 어필했다.
2008년 9월 시작된 굿피플의 미얀마 구호활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봉사단원들이 보여준 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선교에 대한 사명은 짜웃단구 마을 곳곳에 희망의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김 지부장은 “마을 주민들이 지원받은 건설 자재를 운반하고 봉사단원들과 함께 땀 흘리며 잃어버린 학교, 다리 등을 재건하는 모습에서 더 나아질 미얀마의 내일을 발견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요아띳깔레 인근 창와 마을에서 봉사단원들은 이 지역 어린이들에게 학용품과 장난감을 전달했다. 아띠(11)군의 양손엔 한국의 또래 친구들이 표지에 그림을 그려 보내온 공책과 장난감 물총이 들려 있었다. “제쭈띤바래!(감사합니다!)” 봉사단원들의 따스한 손길에 아띠는 수줍은 미소로 화답했다.
대학 휴학 중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은혜(21)씨는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날, 창와 마을의 동쪽 하늘에 여명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침부터 마을 곳곳에선 봉사단원들과 마을 주민들의 웃음꽃이 피어났다. 언어는 다르지만, 그들은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통했다. 희망의 새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기업은행, 하이마트, 스코노코리아, 엘지디스플레이 등의 기업이 굿피플 후원하고 있으며 굿피플 후원 계좌는 사단법인 굿피플 816-25-0034-460(국민은행)이다.
짜웃단(미얀마) = 사진·글 강민석 선임기자 minse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