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진압 폭로 ‘시리아의 입’… 시리아 인권운동가 200여명 연결 실상 전달
입력 2011-08-01 21:48
정부군의 무자비한 유혈 진압과 통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리아의 참상을 외부로 전하는 한 사람이 있다. ‘시리아 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둘 라흐만(40) 소장이다. 외신기자들이 추방당한 상황에서, 그와 그의 조직은 곳곳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시위와 정부군의 무력 진압을 세계로 전하며 시리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AP통신은 1일 ‘시리아의 입’ 역할을 자처하는 라흐만 소장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현재 영국 코벤트리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자신은 그저 ‘보통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라흐만은 2000년 영국으로 망명했으며, 2006년 ‘시리아 인권관측소’를 세웠다. 지금은 아내, 다섯 살배기 딸과 함께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라흐만은 현재 시리아 전역에 퍼져 있는 인권운동가 200여명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시리아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 주요 언론 대부분이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 관련 보도를 하기 위해 그와 연락을 취하는 상황이다. 알자지라 방송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각 사 홈페이지에 ‘라미 압둘 라흐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정보를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다.
동부 해안가 도시 바니아스 출신인 그는 ‘시리아 인권관측소’ 멤버 중 유일한 망명자다. 그는 동료들과 지메일(G-mail), 스카이프,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혹시 누군가 발각될 경우 조직이 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원들은 아예 서로의 존재를 모르도록 했다. 시위 과정에서 그의 동료 가운데서도 많은 수가 사망했고 감옥에 끌려갔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6개월 안에 종식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1일 시리아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수십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탱크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 14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3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벌어진 최악의 유혈 진압 중 하나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