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보도통제 반발

입력 2011-08-01 18:37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언론 보도 통제에 대해 1일 중국 내 네티즌들이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정부 비난 창구는 주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7·23 고속철 추락 참사’ 이후 과거와 비교될 정도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이번 고속철 참사 때처럼 공공연하게 정부를 비판한 적이 일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성향이 강한 중국어 사이트 보쉰닷컴(boxum.com)은 이날 중국 내 인사 가운데 정부의 보도 통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자세하게 전했다.

시나닷컴의 웨이보에 글을 올린 닉네임 @溫州草根新聞(원저우차오건신원)은 “원저우 참사 7일째 되던 날 중앙에서 언론 매체들에 보도금지령을 내렸다. 백색테러 공포가 드리워진 역사적인 하루였다”고 밝혔다.

닉네임 Ahulee는 “매체들에 금지령이 내려졌다. 가족들이 배상금을 받은 것 외에 다른 화제는 거론하지 말라? 정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구나”라고 썼다. 明遠雪(밍위안쉐)는 “자신의 생계만 챙기기에 바쁜 매체들은 금지령이 떨어지자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이런 용기로는 중국을 바꿀 수 없다”고 비판했다.

SCMP는 오피니언면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여론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폭발한 것은 철도부의 잘못과 무자비함 때문이었다”며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밝혔다. 보쉰닷컴은 보도 통제에도 불구하고 특집 제작을 강행한 광저우일보 편집 간부의 말을 인용, “이 나라의 악한 자들의 손이 나라 모습에 치욕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