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큰 영향 없어… 7월 수출 사상 최대치
입력 2011-08-01 21:39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과 무역흑자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514억4600만 달러, 수입은 24.8% 늘어난 442억23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는 72억2300만 달러로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6월의 68억 달러를 뛰어넘으며 1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도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종전 월간 수출 최대치는 지난 4월의 486억 달러였다.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개발도상국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72.5%), 석유화학(41.3%), 석유제품(89.2%)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선박(42.6%)과 자동차(23.9%)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와 액정디바이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20.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ASEAN) 등 개도국(34.5%)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입의 경우 돼지고기(396.4%)와 자동차(129.8%) 등 소비재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제품경쟁력 향상뿐 아니라 유가 상승, 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경부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은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제품 경쟁력이 좋아졌다”며 “유가 상승 등으로 화학 철강 등의 수출 단가가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현재까지는 수출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실장은 “수출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적자를 보더라도 계약한 물량은 보내줄 수밖에 없어 현재로선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환율 불안이 계속되면 4분기쯤부터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수출 기업들이 결제통화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고, 경쟁 상대인 일본의 엔화도 강세를 보여 환율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편 한·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첫 한 달간 EU 쪽 수출은 감소했고,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했다. EU에 대한 무역적자는 2000년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뒤 처음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EU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40억8000만 달러, 수입은 34% 늘어난 41억4000만 달러로 6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FTA 발효 직전이었던 6월 무역수지는 10억 달러 흑자였다.
관세청은 “EU 회원국의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수출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