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값 안정세… 이젠 우유대란?

입력 2011-08-01 18:28

식료품 시장이 불안하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삼겹살 가격이 잡히는 기미가 보이자 이제는 우유 대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삼겹살 5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 1만467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1만2475원에 비해 16% 내렸다.

구제역 여파에 휴가철 수요 증가가 겹쳐 가격이 급등했던 삼겹살 가격이 수입산 삼겹살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닭고기 등 대체 육류 소비가 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삼겹살 가격은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오는 3일 한시적으로 원유 5200여t을 우유업체에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 가격을 173원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유업체는 최고 41원 인상안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회 측은 최종 협상 시한인 5일까지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우유 공급을 무기한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낙농농가들의 원유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통기간이 긴 분유와 치즈는 이미 생산된 물품으로 한동안 대체할 수 있으나 ‘마시는 우유’는 당장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3일 하루만 거부하면 생산량을 조절해야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단 구제역 때문에 젖소 사육 두수가 감소했고 날씨 변화로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전반적으로 우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데 공급 거부까지 겹치면 우유 품귀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 젖소가 자라서 새끼를 낳고 원활하게 우유를 생산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 1년반 정도는 더 있어야 우유 물량이 정상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