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니 펄펄 나는데 신지애, 왜 이러니… ‘골프여제’ 라이벌 옛말 브리티시 오픈 21위-1위 ‘희비’

입력 2011-08-01 22:33


‘골프여제’ 자리를 놓고 청야니(22·대만)와 신지애(23·미래에셋)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청야니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2·649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1989년 1월생인 청야니는 남녀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22세6개월8일)에 메이저대회 5승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남자 프로골프 최연소 5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24세7개월이었고,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미국)도 26세2개월에서야 메이저 5승 고지에 올라선 바 있다. 통산 9승 가운데 메이저 우승만 무려 5승이다.

올 2월 신지애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뛰어오른 청야니는 이후 말 그대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229점으로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92점)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유일하게 60대 타수(69.52타)를 기록하고 있고,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269.2야드), 그린 적중률(76.1%), 다승(4승), 라운드 당 평균 버디(4.8개), 톱10 진입 비율(69.2%) 등 거의 전 부문에서 1위다.

반면 신지애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지애는 브리티시오픈에서 4언더파 284타로 21위에 그쳤다. LPGA 비회원 자격으로 2008년 이 대회 우승 등 그해 3승을 거머쥔 데 이어 2009년 3승, 지난해 2승을 따냈던 신지애는 지난 8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신지애는 계속된 슬럼프로 올 2월 청야니에 선두 자리를 내준 데 이어 6월에는 4위까지 떨어졌다.

신지애는 지난해부터 스윙 폼을 바꾼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라식수술을 단행했다. 또 클럽을 수시로 바꾸는 무리수를 두고 캐디까지 교체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같은 변화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체를 이용한 스윙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지난해에 비해 15야드 가량 늘어났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신지애는 최근 경기에서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막판에 무너지며 정신력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액의 스폰서 계약 이후 ‘헝그리 정신’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항간에는 남자친구가 생겨 훈련을 게을리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신지애의 아버지 신제섭(51)씨는 최근 딸의 부진에 대해 “샷이나 퍼트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정신적인 면에서 예전보다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신지애가 청야니의 독주를 막고 ‘골프여제’의 칭호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