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한국 입국 강행] 망언 쏟아낸 뒤 9시간 버티기 ‘계산된 정치쇼’

입력 2011-08-01 22:39


한국 입국이 금지된 것을 알고도 ‘시위효과’를 위해 1일 입국을 시도한 3명의 일본 의원들은 김포공항에서 9시간 동안 버티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 정부의 입국금지 조치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귀국 비행기 탑승을 두 차례나 거부했다.

일본 자민당의 중의원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참의원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의원은 이날 오전 8시55분 전일본공수(ANA) 항공편으로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 김포공항에 예정 시간보다 10분 빠른 11시10분쯤 도착했다. 신도 의원은 도착 일성으로 “일본 대표의 입국이 금지되면 외교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입국이 거부되면 다시 방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공항 입국심사대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공항 내 출입국관리실로 옮겨졌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정점자 김포공항출장소장은 의원들에게 입국이 금지된 사실을 정식 통보했다.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외국인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게 했다. ANA에는 의원들을 데려가라는 송환 지시서를 발부했다.

신도 의원은 입국금지 이유를 설명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법무부 측은 설명을 듣고 싶다면 일단 일본으로 되돌아가서 외교라인을 통해 요구하라고 응대했다. 의원들은 오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일본 대사관 직원들을 통해 오후 3시쯤 점심식사로 비빔밥을 배달해 먹었다.

법무부는 의원들이 당초 타고 온 ANA 비행기를 타고 오후 12시40분 귀국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탑승하지 않았다. 오후 4시25분 출발하는 비행기도 타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9시간 만인 오후 8시10분 일본행 마지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의원들은 출국 직전 수행원들을 시켜 면세점에서 ‘김’을 구매했다.

김포공항 청사는 일본 의원들의 입국을 규탄하는 보수단체들의 시위로 떠들썩했다. 오전 10시쯤부터 독도지킴이범국민연합운동본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등 회원 650여명(경찰 추산)은 공항 청사 안팎으로 나눠져 “독도는 우리 땅” 등을 외쳤다. 청사 바깥에선 일본 의원들의 사진이 프린트된 현수막을 불태우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국제선 입국장 안으로 돌진하려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일장기를 찢고 고춧가루와 소금을 뿌려대며 격렬히 반응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60여명의 경찰을 공항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