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기업 해외 M&A 조력자는 공공자본”

입력 2011-08-01 18:16

공공부문 자본이 한국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M&A)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은 지난 29일 유명 골프용품 업체 아쿠쉬네트를 모기업인 포춘브랜즈로부터 12억25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세계 1위 골프공), 풋조이(세계 1위 골프 신발 및 장갑)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 컨소시엄에는 미래에셋 사모펀드(PEF)와 국민연금(NPS), 한국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민간자본과 공공자본이 힘을 합해 인수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공동 투자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7.3%였던 한국은 올해 4%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외국기업 M&A를 시도했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국민연금의 경우 한국 사회가 급격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연금 지급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어 기금 운용을 통해 수익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뉴욕사무소 개소식에서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가 340조원에 달한다. 우리는 함께 투자할 파트너가 필요하다”면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들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포스코와 6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희귀광물 니오븀을 생산하는 브라질 CBMM의 지분 5%를 취득했다. 또 삼성 C&T, KT, KT&G 등 국내 10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맺고 천연자원과 에너지 분야에 4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정부도 기업의 외국기업 M&A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 금융산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공공 부문이 외국기업 M&A에서 ‘큰손’ 역할을 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