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수익 ‘잇속 챙기기’… 5대 증권사 1000억대 꿀꺽

입력 2011-08-01 18:16

자기자본규모 상위 5개 증권사들이 지난해 투자자 예탁금으로 1000억원대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객들에게는 예탁금의 1%에도 못 미치는 돈을 이용료로 지급하는 데 그쳐 증권사들이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삼성·현대·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가 보유한 투자자 예탁금은 3월 말 현재 7조3709억원이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가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투자자에게 지불한 이용료는 688억원에 불과했다. 예탁금 연이용률이 채 1%도 되지 않은 것이다.

증권사들은 싼 이용료율을 이용, 한국증권금융에 투자자 예탁금을 맡기고 높은 수익을 얻었다. 증권금융은 2010회계연도에 일평균 17조6579억원의 예탁금을 신탁 운용, 수수료와 관리비를 제외한 운용수익 5240억원을 증권사에 돌려줬다. 이와 별도로 일평균 5조원대 예수금에 연 2.0∼3.25%의 이자도 지급했다.

2010회계연도에 증권금융에서 전체 예탁금의 2.5%를 추가로 돌려받았다고 가정하면 5대 증권사는 고객들에게 이용료를 지불하고도 약 1150억원을 남긴 셈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