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인홍] 꽃과 생활
입력 2011-08-01 17:51
꽃을 받는 사람은 모두 ‘뒤센 미소’를 짓는다고 하는데, 뒤센 미소란 프랑스 심리학자 뒤센이 관찰한 미소로 ‘도저히 인위적으로는 지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미소’를 말한다. 이처럼 꽃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꽃은 과거부터 우리에게 문화이자 삶의 일부로 존재해 왔다.
산업적으로도 꽃은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1980년대 이후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화훼생산액은 9000억원, 수출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경제수준과 문화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꽃 소비액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데 우리나라는 유럽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꽃을 사치품으로 인식하여 행사용 위주의 소비에 치우쳐 왔기 때문이다.
꽃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꽃 소비는 사치가 아니라 인간과 늘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줄 바람직한 문화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4월부터 매주 화요일을 ‘꽃 사는 날(花요일)’로 정하여 꽃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려 하고 있다. 탄생화, 기념일화(花)와 같은 꽃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보급하고 꽃이 갖는 다양한 기능성 가치를 발굴하여 생활 속의 필수재로 자리 잡도록 해나가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도 매우 유용한 일이다. 꽃은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분해하여 대사작용에 이용하고 방향성 물질과 음이온을 방출하는 등 에너지 소비 없이도 공기청정기와 온습도 조절기 역할을 한다. 또 꽃의 정신적·신체적 영향을 활용한 원예치료는 보완적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예활동은 치매노인들, 환자들에게 인지능력향상, 우울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2009년에는 나리꽃 향기가 초등학생의 시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정부는 미래 꽃 소비자인 초등생을 대상으로 꽃가꾸기 체험프로그램을 31개 학교까지 확대하고, 아파트 베란다와 건물옥상에 꽃 가꾸기 운동과 함께 꽃소비 활성화 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화환 재사용 방지대책을 추진하고 신형 화환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화훼산업을 문화와 트렌드에 맞는 패션과 기능이 가미된 6차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꽃의 장식적 기능을 더한 인테리어 산업과의 연계, 식용꽃 레시피 개발, 꽃 성분과 향을 활용한 화장품과 향수 개발 등 새로운 시장 창출에 정책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듯 화훼산업은 관련 산업에 파급효과를 주며 부가가치와 잠재력이 큰 미래산업의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꽃을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소득수준에 걸맞은 꽃소비문화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앞장서 화훼농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바로 꽃이 생활이기 때문이다.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