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바보들의 세상
입력 2011-08-01 17:53
히브리서 11장 24~26절
이탈리아 경제학자 팔레토는 그의 연구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20%의 사람들이 목표치 80%를 감당하고 해결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학교, 직장, 공동체, 사회는 잘나고 머리 좋고 똑똑하며 유능한 20%의 인재들을 찾는 데 온갖 심혈을 기울입니다. 문제는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들이 따뜻하고 살기 좋은 사회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살기 좋은 사회와 공동체를 만드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 성령께서 지배하는 사람, 나보다 이웃을 배려하고 내 몸같이 섬길 줄 아는 바보 같은 사람들입니다.
영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사람과 관련해 두 가지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들이 너무 잘나고 똑똑해서 하나님이 쓰실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또 하나는 하나님이 쓰셨던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이 바보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바보는 어떤 사람을 말합니까. 첫째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없다고 하니 바보입니다(시 14:1). 그들은 돈이 미래의 행복과 평안을 보장해 줄 것으로 착각하니 바보입니다(눅 12장). 그들은 명예와 권력이 생애와 삶을 안전하게 지켜 주리라 믿으니 바보입니다(단 5장). 뛰어난 두뇌, 경영능력, 기술력이 내가 하는 일과 나를 지켜 주리라 기대하는 그는 분명 바보입니다.
이 땅에 그 무엇도 나의 삶의 안정장치가 될 수 없고, 행복과 평안을 지켜주거나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는 건강, 권력, 돈, 재능 등을 힘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보 중에 상 바보입니다. 하나님이 한 번 불으시면 일순간에 사라지고 날아가는 한시적인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혜로운 바보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바보는 스스로 선택하여 바보가 된 사람들입니다. 왜 바보의 삶을 선택했을까요.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 줄 알기 때문입니다(고전 4:10). 하나님은 바보만 골라 사용하고 축복하시는 분임을 알기 때문입니다(고전 1:27∼28).
그렇다면 성경 속 대표적인 바보는 누구일까요? 모세는 바보 중에 최고의 바보입니다. 애굽 왕실의 부귀와 영화를 포기하고 자기 민족과 함께 고난 받는 길을 선택한 바보입니다(히 11:24∼26). 그는 원망하고 대들고 따지는 원수 같은 무리들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진정한 바보였습니다(민 13∼14장).
하나님께서 위대하게 쓰셨던 믿음과 축복의 조상이 된 아브라함도 바보였습니다. 하나님이 떠나라 한다고 갈 바도 알지 못하고 무조건 순종하며 떠나는 바보(히 11:8), 100세에 얻은 아들을 바치라는 단 한마디에 독자 이삭을 번제물로 불태워 바치려고 했던 바보입니다.
신약시대 위대한 지도자였던 바울은 어떻습니까. 그의 실력으로 대학총장도 할 수 있고, 가진 환경과 배경으로 입신출세가 얼마든지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배설물같이 버리고 멸망할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만을 자랑하며 전하고자 스스로 선택해 십자가 고난의 길을 갔던 그는 진정한 시대적 바보였습니다(행 20:24).
하나님을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을 포기하고 사명감에 이웃을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육체에 채우는 사람들은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바보였습니다.
여러분은 미련하고 어리석은 바보입니까, 아니면 의미있는 삶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바보입니까.
김중현 목사(익산 사랑의동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