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창우 (24) 미얀마에 선교 위한 영리 병원 개원
입력 2011-08-01 17:51
2008년 9월 아버지의 소천 이후 선한목자병원 의료선교팀은 국내 선교와 미얀마 선교에 주력했다.
국내는 서울 광림교회와 함께 미자립교회 의료선교에 힘썼는데, 단양 제천 이천 서산 횡성 등지를 다니며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돌봤다. 또 노숙인들을 살피는 데도 힘썼다. 소중한사람들과 함께 월 2회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을 위해 무료진료 활동을 펼쳤는데 이 사역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선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해외선교사를 위한 수술이다. 선교지역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활동하다가 무릎 엉덩이 관절과 십자인대를 다친 선교사들을 돕는 데도 힘썼다. 그들을 치료하는 것은 해외에서 수천명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사역이었다. 현재 몽골로 파송된 이채욱 선교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양측 슬관절과 우측 고관절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공관절 수술을 했는데 앙상한 몰골로 휠체어를 타고 겨우 병원에 들어왔다가 당당하게 걸어서 나간 케이스였다. 이 선교사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를 했던 자매와 결혼식을 올렸다. 양가 어른께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릴 때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이자 후원자로서 큰 감동이 느껴졌다.
해외 선교는 미얀마에 집중했다. 2004년부터 4년간 무료진료소를 설치하고 간호사를 상주시켜 주민들의 질병을 초기에 치료하는 데 힘썼다면 2009년부터는 초창기 한국의 의료선교사처럼 병원을 세우고 의료 전문 인력을 배출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소문 끝에 현지선교사로부터 미얀마 양곤에 산다틴이라는 신앙 좋은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0대 중반의 산다틴은 미얀마에 기독교가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받아들인 가문 출신의 의사였다. 현지 순복음교단 총회장의 조카이기도 한 그는 선교병원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미얀마에 병원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굳이 우리나라에 병원을 세우려는 이유는 뭡니까?”
“의료선교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단계는 현지에 가서 무차별적으로 진료하고 수술을 해주는 것입니다. 부정기적이기 때문에 선교사들에게는 잠깐의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뭐죠?”
“선교사들이 관여하는 무료진료소를 세우는 것입니다. 현지 간호사를 채용하고 약만 제대로 처방해도 70% 이상의 주민들이 초기단계에서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온 방식입니다.”
“결국 세 번째 단계를 미얀마에서 하고 싶다는 말씀이군요.”
“맞습니다. 영리 병원이 스스로 돈을 벌어 미얀마 전역에 선교병원을 세우도록 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나는 머릿속에 한국의 세브란스병원 같은 자립병원을 꿈꾸고 있었다. 현지 의료사정을 파악하기 위해선 시범적으로 병원운영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었다.
2010년 6월 우리는 드디어 미얀마 양곤에 클리어 스카이병원을 출범시켰다. 조그만 개인병원의 지분 3분의 1을 사서 병원운영에 직접 참여했다. 1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관절과 성장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책임졌다.
또 다른 전략은 인재양성이었다. 미얀마 순복음교단 총회본부의 4층 건물을 빌려 선한목자 간호조무사 양성학원(Good Shepherd Nurse Aid Training Center)을 개원했다. 3개월 코스로 간호사 양성에 주력했는데 120명가량이 졸업했다. 현지 간호대 은퇴 교수들이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줬다.
짧은 기간이지만 병원과 간호학원 운영 경험 속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미얀마 굿 쉐퍼드 메디컬센터(Good Shepherd Medical Center) 건립을 위한 닻을 올렸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