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軍수뇌부 집단 사퇴
입력 2011-07-31 21:22
이시크 코사네르 참모총장을 비롯한 터키 육해공군 장성 모두가 29일(현지시간) 집단 사퇴했다고 터키 아나톨리아 통신 등이 보도했다.
터키 군부는 일선에서 물러나라는 현 정부의 압력에 사실상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코사네르 참모총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만난 뒤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정부 전복 음모에 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현직 군 장성 30명을 비롯한 군부 세력 200여명이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체포된 상황이다.
이번 일은 터키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군부의 쇠퇴로 해석할 수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른바 세속주의를 지향하는 터키 군부는 1960년 이후 세 차례 쿠데타 등을 통해 정권을 교체했다. 1997년에도 이슬람 성향의 정부를 쫓아냈다. 하지만 지난 6월 총선에서 이슬람 성향의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대승을 거두면서 군부의 입지는 좁아졌다.
터키 정부는 군 지도부가 집단사퇴 의사를 밝힌 지 몇 시간이 안돼 새 참모총장을 임명했다.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은 “현 상황을 위기로 볼 수 없다. 권력공백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