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따라잡는 삼성… 스마트폰 시장 요동

입력 2011-07-31 19:52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 속에 삼성전자가 애플의 턱밑까지 추격했고, 전통의 강자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의 추락세가 가파르다.

◇삼성전자, 애플 곧 제친다=3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310만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올해 2분기 점유율은 17.5%로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판매량(1920만대)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519.4%나 성장했다. 2분기 203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8.5%를 기록한 애플과는 1% 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내 업계에서는 SA의 추정치와 달리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2000만대 안팎으로 보고 있어 실제 격차는 훨씬 좁혀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만 해도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6% 포인트(애플 18.1%, 삼성전자 12.2) 정도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2 출시를 통해 전 분기보다 판매량을 무려 69% 가까이 늘렸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누르고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애플과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에서 애플 아이폰5의 출시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선 애플이 9월초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 상당 정도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글로벌 누적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한 갤럭시S2를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키아와 RIM의 추락이 남긴 것=노키아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했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대한 전략적 판단 착오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SA 조사 결과 지난해 2분기 23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38.1%로 압도적 1위였던 노키아는 올해 2분기는 167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이 15.2%로 위축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자사의 구식 운영체제(OS) 심비안을 고수하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이 늦은 것이 원인이었다. 뒤늦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으며 윈도폰7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으로 대반격에 나설 계획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명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해 ‘오바마폰’으로 불리던 블랙베리의 RIM은 최근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2000명을 구조 조정하기로 했다. 한때 북미시장을 장악했던 블랙베리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빠른 성장에 존재감을 잃어 가고 있다. 1분기에 13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지만 2분기에는 11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RIM의 더 큰 문제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확실한 대항마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와 RIM의 몰락은 한순간의 전략적 판단 착오로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치열한 경쟁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