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오르는 전셋값, 매매로 연결될까

입력 2011-07-31 19:52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119주 연속 상승하며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을 못 견뎌 아예 아파트를 사 버리는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31일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7월 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 오르며 2009년 4월 6일 이후 119주(2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그동안 전셋값은 27.9%, 올해 들어선 10.6% 올랐다.

5대 광역시는 2009년 6월 22일 이후 108주 연속 상승했다. 수도권과 경기도는 지난해 8월 9일 이후 49주씩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8월 16일 이후 36주 연속 상승하다가 5월 초·중순 보합세를 보였지만, 5월 23일부터 다시 10주 연속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올 들어서만 평균 8.2%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중 호우와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부터는 가을철 이사가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자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가 중단된 것이 유력한 근거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변동률이 0%를 기록하며 20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집계로는 17주 만에 하락세가 중단됐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자문팀장은 “최근 들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보합세를 보인 것은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통계상 착시일 뿐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11% 올랐다.

국민은행이 전국의 가맹 부동산중개업소를 상대로 조사한 ‘매수 우위 지수’는 지난주 53.3을 기록, 93.4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2월 28일 이래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아파트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전셋값이 올랐다고 매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단기적으로 아파트 매매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단순한 급매물 소화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아직 주택 매입의 적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