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생일은 ‘후원금 대박’… 입장료 커플당 최고 3700만원

입력 2011-07-31 19:30

미국 민주당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생일은 대박이 터지는 날이다.

하루 동안 어마어마한 정치 후원금이 굴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생일은 8월 4일이다. 올해로 50세다. 그는 오는 3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2개의 생일파티를 연다. 생일파티는 하객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참석하는 사실상의 정치후원금 모금 행사다.

올해 생일파티 ‘입장료’는 커플당 최고 3만5000달러(약 37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보다 다소 ‘인상’된 가격이다. 가장 싼 입장료는 1인당 50달러다. 이번 생일파티에는 유명 연예인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도 열리고, 대통령 부부와 함께하는 저녁식사, 기념촬영 등의 행사도 있다. 대통령 부부와의 접촉거리가 가까울수록, 대화시간을 오래 가질수록 값이 비싸다. 생일파티 참석자들이 내는 돈은 그대로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정치후원금으로 들어간다.

올해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시카고의 부호 닉 블럼 자택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시카고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참가비가 최고 3만 달러였다.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이었던 2008년에는 보스턴에서 생일파티를 가졌다. 당시 85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으며, 5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하루 동안의 생일파티 모금 기록으로는 최고 금액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 중 250여명은 1인당 1만5000달러, 커플일 경우 2만8500달러를 냈다. 커플에게는 ‘5% 할인’이라는 애교 섞인 행사도 한 것이다.

올해 생일파티는 조금 유동적이긴 하다.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는 부채상한 증액 협상 때문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건의 오바마 생일파티 일정을 확인하면서 협상이 잘되지 않을 경우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초에 정치권이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지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예상이다.

국가가 부도사태에 직면했는데 웬 생일파티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정서상 정치 현안은 현안이고, 즐거운 파티는 파티일 따름이다.

더구나 민주당이나 백악관 입장에서는 예정된 ‘대박’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자기돈 내고 대통령 생일 파티에 참석하고 싶은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