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 ‘3大 미스터리’… 수심 얕은데 블랙박스 신호 안잡혀

입력 2011-07-31 21:15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747 화물기가 제주도 인근 해상에 추락한 지 4일이 지났지만 실종된 조종사 2명에 대한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1일 “실종된 조종사와 블랙박스를 찾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전날 제주해경으로부터 사고 직후부터 제주해상에서 건져 올린 화물기 잔해물 869점을 인계받아 사고 원인 분석에 착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해역의 수심은 80m 정도로 깊지 않은 데도 블랙박스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제주해경과 해군 소속 함정 8척, 헬기 3대 등을 동원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사고 원인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국토부는 기내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40㎏쯤 실려 있던 리튬이온전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리튬이온전지는 리튬이 액체 속에 이온화돼 녹아 있어 직접 불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화재가 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당장 사고 원인을 판별할 수 없다”며 “블랙박스와 잔해물을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종사 중 한 명이 거액의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종신보험 2개, 손해보험 5개 등 7개 상품에 가입했는데 재해사망 시 32억원가량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조종사는 위험직종이라 일반인에 비해 보험을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종사가 2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는 데다 비상상황에서 회항하려 노력했던 정황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