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심하다며 자동차 보험료 올리더니… 손보사, 2011년 사상 최대 순익

입력 2011-07-31 18:50


적자가 심하다며 지난해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올렸던 손해보험사들이 올 들어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서민의 돈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만큼 자동차 보험료를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 10곳의 2011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인 6989억원이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사상 최대인 27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동기(1869억원)보다 60.1% 늘었다.

현대해상은 무려 157.3% 수직상승한 1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실적 최고치를 보였으며 동부화재와 LIG손해보험도 각각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93.3%, 147.4%나 급등했다.

LIG손해보험은 당기순이익만으로 벌써 지난해 전체 순이익(727억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추세가 이어지면 손보사들의 올해 순이익은 3조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온라인 손보사들은 두 차례나 올렸다. 자기차량(자차) 사고의 자기부담금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업체에 유리하게 바꿨다. 차량 손해액에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만 부담하던 것이 손해액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변해 실질적으로 운전자 부담만 늘어난 것이다. 이 덕분에 자동차 손해율은 최근 3개월간 70% 초반대로 안정됐다.

손보사들은 이익 상승은 투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일 뿐 자동차보험은 여전히 적자라며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악사·하이카·더케이 등 3개 온라인사는 올해 1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 10억원의 적자에 비해 호조를 보였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아쉬울 때 고객에게 손 벌리던 손보사들이 처지가 좋아지자 서민의 고물가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소비자 부담을 늘려 얻은 이익은 보험료 인하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