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친스키 前대통령 전용기 추락, 조종사 실수 등 폴란드 책임 커”
입력 2011-07-30 00:46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4월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지역에서 발생한 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추락 사고에 대한 최종 조사보고서에서 폴란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2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 조사위원회는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기가 허용치 이하의 낮은 고도로 과속 비행한 것이 추락 원인이 됐다”며 “조종사 과실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조종사가 러시아어를 몰라 러시아 관제탑과의 교신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러시아가 “조종사의 경험 부족이 사고 원인”이라며 “이는 폴란드 책임”이라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자 폴란드는 편향된 내용이라며 자체 조사를 벌여 왔다.
폴란드는 러시아 측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비행기의 항로와 고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으며 공항 측에서도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조사보고서 발표 후 보그단 클리치 폴란드 국방장관은 전용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카친스키 전 대통령 내외와 정부 고위 인사 등 96명은 1940년 폴란드인 2만여명이 옛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처형당한 ‘카틴숲 학살’ 70주년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자 러시아로 향하다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전용기가 추락, 모두 사망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