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권 행보 시동?… ‘북콘서트’ 마련 첫 대중 행사
입력 2011-07-30 00:56
최근 야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되는 상황이다.
문 이사장은 29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저서 ‘문재인의 운명’ 북 콘서트를 열고 독자 400여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14일 책을 출간한 뒤 가진 첫 대중 행사다. 그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진보진영 원로들의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에 참석해 야권 통합 방안을 논의하며 정치 행보를 공식화한 바 있다.
북 콘서트는 ‘우리들의 운명-Our Destiny’라는 제목 하에 토크쇼와 공연이 어우러진 형태로 진행됐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양정철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등 다양한 게스트가 출연해 문 이사장과 대담을 나눴다.
문 이사장은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시민 정치 영역에서는 최대한 역할을 하겠지만 직업 정치를 할 때는 많은 고민과 결단이 필요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문 이사장은 “내년 총선 때 야권이 부산·울산·경남 41석 중 절반 정도를 이기면 의미 있는 승리라고 본다”며 “부산 출신인 조국 교수와 안철수 교수가 출마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 행사를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했다.
북 콘서트는 지명도 높은 저자가 출판사와의 협의 하에 일반인을 상대로 책을 소개하고 대화도 나누는 드물지 않은 행사지만, 문 이사장이 요즘 야권의 ‘잠룡’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정치권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공직에 있었을 때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 때와는 달리 문 이사장 본인이 주인공이 돼 대중과 호흡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
종전에 주로 직업 정치인들을 만나던 문 이사장이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면서 그가 내년 대선에 직접 나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늘고 있다. 그를 추종하는 인터넷 팬카페도 2004년 2월 개설돼 47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문재인 변호사님을 사랑하는 모임’을 비롯해 ‘젠틀재인’ 등 여러 개가 활동하고 있다.
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