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맞은 글로벌 IB업계 감원 칼바람
입력 2011-07-29 18:40
여름 휴가철을 맞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감원 한파에 떨고 있다. 2분기 실적 악화 등으로 미국 월가에서 불기 시작한 감원 바람이 재정위기로 고전 중인 유럽 금융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28일 전체 인력(5만700명)의 약 4% 수준인 2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2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영 실적 악화 때문이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도 2분기 실적 악화로 최대 5000명가량 인원을 줄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와 바클레이즈 등도 경영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감원을 진행 중이다. 바클레이즈는 이미 지난 1월 600명을 감원한 바 있고, 지난달 초에도 주식거래 담당직원을 포함, 투자은행 부문에서 100명을 감원했다. HSBC도 영국 은행 지점 인력을 700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해외지사 인력도 줄여갈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B들의 인원 감축은 지난달 미국계 대형 IB인 골드만삭스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에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까지 겹치면서 IB 수익이 악화된 영향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IB 핵심 수익원인 채권 거래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대형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이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반 토막 난 CS의 브래드 더건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