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원자바오 공방’

입력 2011-07-30 00:43

중국판 트위터 중 하나인 웨이보닷컴(新浪微博)에서 29일 아침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원 할아버지’, 바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였다. 한동안 병석에 있던 원 총리가 뒤늦게나마 참사가 일어난 원저우(溫州)를 방문한 데 대해 네티즌은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원 총리가 솔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닉네임 @TamSzekei는 “원자바오는 좋은 총리”라고 칭찬했고, @Gary-RuRuTia는 “원 총리만 보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했다. @溫州草根新聞(원저우차오건신원)은 ‘총리는 아직도 그 운동화를 신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네티즌들은 총리가 신고 있는 운동화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여러 차례 수선한 그 운동화는 지난 수년 동안 총리와 함께했고 군중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았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닉네임 무이진판(木易巾凡)은 18일 이라크 총리 접견, 19일 기후회의 주재, 20일 국무원 상무회의 주재, 21일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 접견 등 원 총리의 최근 일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뒤 “참사가 발생한 다음날인 24일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일본국제무역촉진회 일행의 예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 총리가 어떻게 11일 동안 병상에 있을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은 “아프지만 잠시 일정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일종의 비밀로 여겨지던 중국 고위층의 건강 문제가 공개된 데 대해 주목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닉네임 샤오쓰닌부창밍은 “스스로 자신의 병세를 공개하기는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고속열차 희생자들의 사망 배상금을 1인당 91만5000위안(1억500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동방조보(東方朝報)가 이날 보도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50만 위안(8200만원)의 2배에 가까운 액수다. 올 상반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2012위안)에 비해선 455배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금액을 제공한 것은 이번 사고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