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美 대표부 건물은… ‘요새형 디자인’ 웬만한 테러 공격에도 안전
입력 2011-07-29 18:18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29일(현지시간) 1년7개월 만에 북·미 회담을 가진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건물은 철벽 요새다. 올해 3월 완공된 이 건물은 미국 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어떤 테러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초특급 보안시설이다.
26층짜리 대표부 건물은 일반 건물과 외양부터 다르다. 10층까지는 아예 유리창이 없다. 보안 이유 때문이다. 준공 당시 미 언론도 요새형 디자인(fortress-like design)이라고 별명을 지어줬다. 웬만한 폭탄이 떨어져도 내부는 그다지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려면 이중의 보안 점검을 받아야 한다. 건물 설계 당시부터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국방부가 직접 관여했으며, 보안시설 건축 자격을 갖춘 업체만 참여했다. 대표부 건물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통제가 더욱 심하다. 대표부 직원들도 등급에 따라 출입할 수 있는 구역이 다르다고 한다.
9·11 테러를 겪은 미 정부는 유엔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이 건물을 테러 공격에도 끄떡없는 상징적인 시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9·11 테러 공격을 받은 그라운드 제로와는 택시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 맨해튼 유엔본부 앞 큰 길의 바로 건너편이며, 한국 대표부와도 옆면을 나란히 하고 있다. 맨해튼 지역에서도 가장 임대료가 비싼 곳 중 하나다.
북·미 회담은 22층에서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테러 수출국으로 지목한 나라다. 미국이 테러에 대비하고 최고 보안성을 유지하는 건물에서 ‘불량국가’ 북한과 회담을 가진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김 부상은 이 최고 보안시설에 들어가며 정문에서 미 정부 대표인 보즈워스 대표의 영접을 받았다.
뉴욕=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